JIMI HENDRIX

출생 1942년 사망 1970년 국적 미국 대표작 「Are You Experienced?」(1967)                        지미 헨드릭스 많은 기타 영웅들이 써내려간 방대한 기록 가운데서도 가장 압도적인 한 장면을 꼽으라면 아마도 1967년 몬트레이 팝 페스티벌 무대에서의 지미 헨드릭스일 것이다. 그것은 충격과 전율이었고 일종의 경이였다. 그는 이 무대에서 이후 등장한 모든 기타리스트들의 궁극적 지향점이 될 명연주를 선보였으며, 연주를 마친 후에는 그 유명한 기타화형식을 거행해 록 역사에 가장 뚜렷이 각인된 순간을 남겼다. Are You Experienced Hendrix? 지미 헨드릭스는 1942년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그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특히 아홉 살 무렵 부모가 이혼한 이후에는 캐나다 밴쿠버의 할머니 집에서 자랐는데 그래서 지금도 밴쿠버에는 작고 아담한 지미 헨드릭스 기념관이 있다. 그는 십대 시절에 이미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며 기타 실력을 닦기 시작했는데 머디 워터스, 하울링 울프 등의 초기 블루스 기타리스트들과 비비 킹, 엘모어 제임스 등의 영향을 받아 블루스에 기반을 둔 연주 스타일을 만들어갔다. 세션 연주자로 활동하며 명성을 얻은 그는 초기 록큰롤 시대의 거인 가운데 한 명인 리틀 리처드의 백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1965년에는 리틀 리처드를 떠나 몇몇 밴드에 가담해 활동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1966년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간 지미 헨드릭스는 베이시스트 노엘 레딩(Noel Redding, 1945~2003), 드러머 미치 미첼(Mitch Mitchell, 1947~2008)과 함께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Jimi Hendrix Experience)라는 3인조 밴드를 조직했다. 그리고 1967년 대망의 데뷔 앨범 「Jimi Hendrix Experience」를 발표했는데, 여기서부터가 록의 역사가 주목하는 그의 본격적인 행보의 시작이다. 첫 싱글 〈Hey Joe〉를 비롯해 〈Purple Haze〉 〈The Wind Cries Mary〉 등이 수록된 앨범은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으며, 특히 활화산 같은 에너지와 번뜩이는 창의력으로 충만한 그의 연주는 짧은 시간 안에 록 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획득했다. 그리고 그는 미국으로 돌아왔다. 영국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모국으로 금의환향한 지미 헨드릭스가 미국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인 무대가 바로 위에서 말한 몬트레이 팝 페스티벌 무대이다. 1967년 몬트레이 팝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기타화형식 퍼포먼스 몬트레이에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마친 지미 헨드릭스는 1967년 12월에 발표한 2집 「Axis : Bold as Love」에서 다시 한 번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이 앨범에서 스튜디오 녹음 과정에서 만들 수 있는 각종 음향 효과를 최대한 활용했는데, 스테레오 효과를 이용해 오른쪽 채널로 페이드 아웃되었던 소리가 왼쪽 채널에서 다시 나타나는가 하면 각종 전기 효과를 활용한 연주기법도 한층 무르익어 있었다. 여기에 〈Spanish Castle Magic〉 〈Wait Until Tomorrow〉 〈If 6 Was 9〉 등과 함께 훗날 에릭 클랩튼 등 많은 뮤지션들이 라이브에서 즐겨 연주하게 되는 걸작 〈Little Wing〉이 수록되어 있다. 1968년 발표된 3집 「Electric Ladyland」는 결과적으로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되고 말았는데, 그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가장 많은 후배 뮤지션들과 평론가들에 의해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Voodoo Chile〉이  여기에 실려 있다. 이밖에도 〈Crosstown Traffic〉과 〈Rainy Day, Dream Away〉, 밥 딜런의 원곡으로 지미의 리메이크 이후 그의 버전이 원곡보다 더욱 유명해져 버린 〈All Along the Watchtower〉 등이 수록되어 있다. 「Electric Ladyland」를 발표한 후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는 영국과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을 돌며 의욕적인 라이브를 전개했지만 밴드의 수명은 오래 가지 못했다. 1969년 2월 밴드는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 공연을 끝으로 해산했다. 익스피리언스 해산 이후 지미 헨드릭스는 미국 뉴욕에 개인 스튜디오인 '일렉트릭 레이디랜드'를 만들고 주로 그곳에 머무르며 연주와 사운드 연구에 몰두했으며,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중 앞에 서는 횟수는 줄어들게 되었다. 1969년 6월에 열린 역사상 가장 유명한 록 페스티벌인 우드스톡 뮤직 페스티벌은 지미 헨드릭스가 다시 한 번 자신의 탁월한 존재감을 드러낸 무대였다. 그는 미치 미첼, 빌리 콕스(Billy Cox)와 함께 무대에 올라 연주했는데 느닷없이 미국 국가인 〈The Star Spangled Banner〉를 연주하다 〈Purple Haze〉로 넘어가는 장면이 공연의 압권이었다. 1969년 우드스톡 뮤직 페스티벌에서의 지미 헨드릭스 1970년 지미는 미치 미첼 대신 자신의 오랜 친구인 버디 마일스를 영입해 밴드 오브 집시스(Band Of Gypsys)를 결성했고 이들의 필모어 이스트 공연실황을 담은 동명 라이브 앨범 「Band Of Gypsys」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 역시 오래 가지는 못했다. 1970년 9월 18일, 지미 헨드릭스는 영국 런던 노팅힐에 있는 여자친구의 거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고 사인은 약물중독으로 추정되었다. 그의 나이 스물일곱 살이었다. 시신은 고향인 시애틀로 옮겨져 묻혔으며 결과적으로 사망 직전인 1970년 여름, 영국 와이트 섬에서 열린 페스티벌 출연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기타리스트로서 지미 헨드릭스가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일렉트릭 기타 연주에 있어서 사실상 거의 모든 것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혁신적인 연주력에 있다. 당시 그가 선보였던 와와 페달, 퍼즈 박스, 유니바이브 등 이펙터를 적극 활용한 새로운 연주와 피드백 주법을 비롯해 앰프와 음향장치를 폭넓게 활용하는 다양한 연주기법은 이후 모든 록 기타리스트들이 따라하는 교범과도 같은 것이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다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였다. 기타를 이빨로 물어뜯어 연주하는 지미 헨드릭스 스테이지 매너와 쇼맨쉽도 빼놓을 수 없다. 기타를 등 뒤로 돌리거나 머리 위로 들어 목 뒤에서 연주하는가 하면 심지어 기타를 이빨로 물어뜯어 연주하는 등 그는 무대 매너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였다. 지미 헨드릭스는 의심의 여지없이 당대 사이키델릭 록 기타의 최고봉이었으며 이후 등장한 하드 록과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의 선구자적 존재였다. 더 나아가 1960년대 후반 이후 대거 등장하게 되는 록과 재즈의 만남, 그러니까 재즈 록 혹은 퓨전 재즈의 발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음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거의 모든 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자리는 오직 한 사람의 차지다. 「롤링 스톤」 「토털 기타」의 조사에서도, 'www.guitar.com'의 조사에서도 아래 순위가 아무리 바뀌어도 맨 윗자리를 차지한 한 사람의 이름만은 항상 그대로다. 수없이 명멸해간 그 수많은 기타리스트들 중에서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독보적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지미 헨드릭스이다. 이는 전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그에게 단지 기타리스트라는 호칭은 부족하다. 그는 혁신적인 기타주법을 시도하고 창시한 개척자이며 사실상 완결지은 종결자이기도 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애용했던 팬더 스트라토캐스터 모델 이따금 깁슨 레스 폴이나 플라잉 브이를 잡기도 했지만 지미 헨드릭스가 주로 사용한 기타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였다. 그가 몬트레이에서 불태운 기타도, 우드스톡에서 연주했던 기타도 이 기종이었다. 그는 왼손으로 기타를 쳤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왼손잡이용 기타가 아니라 오른손잡이용 기타에 줄을 거꾸로 매서 연주했다는 사실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그가 왼손잡이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래 오른손잡이였지만 왼손잡이 기타리스트 앨버트 킹을 동경해 일부러 왼손으로 기타를 치는 것을 연습한 결과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다. 어느 쪽이 맞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영예는 그 덕분에 기타리스트로서는 드문 왼손 연주자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