命題釋罪(명제석죄)..기둥에 맺힌 詩
一客, 行到峽中, 路見一僧, 隱身於林叢中, 方其弄鳥, 興味, 大酣而未覺客到矣. 客心笑之, 立馬而問曰 : 「汝做甚事耶?」
일객, 행도협중, 노견일승, 은신어림총중, 방기농조, 흥미, 대감이미각객도의. 객심소지, 입마이문왈 : 「여주심사야?」
[解釋]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성중에 이르렀는데, 길가에 한 중이 숲 속에 몸을 숨기고, 바야흐로 손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흥미가 크게 좋아, 나그네가 이른 것을 알지 못하였다. 나그네는 마음속으로 웃고, 말을 세우고 묻기를, 「너는 무슨 짓을 하는가?」 하니,
僧大慙, 雙手伏地, 客曰 : 「汝於白晝路傍, 作如許淫事, 罪不可赦也.」 僧無言可答, 但祈罪而已. 客曰 : 「汝之所爲事, 爲題而綴一詩則當贖罪.」
승대참, 쌍수복지, 객왈 : 「여어백주로방, 작여허음사, 죄불가사야.」 승무언가답, 단기죄이이. 객왈 : 「여지소위사, 위제이철일시칙당속죄.」
[解釋]
중이 크게 부끄러워, 두 손을 합장하고 땅에 엎드리는지라, 나그네가 말하기를, 「네가 백주에 길가에서, 이러한 음사를 하였으니, 죄를 용서할 수 없도다.」고 하니, 중이 말을 못하고 다만 죄를 빌 뿐이었다. 나그네가 말하기를, 「네가 한 짓을 제목으로 하여 시 한 수를 지으면 마땅히 죄를 용서하리라.」고 하였다.
僧曰 : 「小僧少文故, 請以集字以呈.」 客曰 : 「諾.」 僧卽口占曰 : 「四顧無人處, 脫袴到脚邊, 玉妓心中憶, 朱柱拳中穿, 圈圈情墮地, 童童日上天, 郞得何許罪, 空受數千拳.」 客笑曰 : 「頗善形容, 足以贖罪.」
승왈 : 「소승소문고, 청이집자이정.」 객왈 : 「낙.」 승즉구점왈 : 「사고무인처, 탈고도각변, 옥기심중억, 주주권중천, 권권정타지, 동동일상천, 낭득하허죄, 공수수천권.」 객소왈 : 「파선형용, 족이속죄.」
[解釋]
중이 말하기를, 「소승은 글이 짧은고로, 원컨대 글자나 모아두는 정도로 바치겠습니다.」고 하니, 나그네가 말하기를, 「그렇게 하라.」고 하니, 중이 곧 입으로 읊어 말하기를,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서, 옷을 벗고 다리 가에 이르니, 그 님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붉은 기둥 속을 뚫어가누나, 아롱아롱 붙은 정은 땅 위에 떨어지고, 눈에 삼삼 그리움에 하늘도 높아, 그대에게 무슨 죄를 얻었기에, 헛되이 수천 주먹 수고롭구나.」고 하니, 나그네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아주 잘 모습을 나타냈군, 충분히 죄를 용서 할만하니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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