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한국을 말하다] 몸을 가꾸다

낮고 궂은 데로 흐르는 물처럼 몸 돌봐야

운동으로 뼈(骨)를 잘 갖추면(豊) 건강한 신체(體체)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림=소헌
“너무 어두워 길이 보이지 않아. 내게 있는 건 성냥 하나와 촛불 하나. 이 작은 촛불 하나 가지고 무얼 하나? 촛불 하나 켠다고 어둠이 달아나나? 어둠 속에서 발버둥 치는 나의 이 몸짓” 가수 god(지오디)가 부른 ‘촛불하나’에서 발췌한 가사다. 세상에 우리들보다 가지지 못한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부른 노래다.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 줄게”로 이어진다.

캄캄한 방에 작은 초 하나를 켰다. 방은 금세 환해지며 어둠은 사라지는 듯하였다. 하지만 ‘밝음’과 ‘어둠’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는 없다. 이 둘은 서로 둘이면서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道(도)의 실체다. 필자는 안과 밖을 양분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제시한다.

 

도덕경 제1장 體道(체도-도를 본뜸)에서는 이렇게 정의했다. 말로 표현하는 道는 본연의 道가 아니며, 지어서 부르는 이름은 실재(實在) 이름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道는 노자의 중심사상으로서 모든 존재의 근원이며 인간의 인식을 초월한다. 그러므로 도의 본체는 無(무)이며 여기에서 나타난 도의 작용을 有(유)라고 하였다. 결국은 이름만 다를 뿐 현묘한(玄妙.이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깊은) 모든 변화가 나오는 門(문)이라고 설명한다.

노자가 추구한 자연주의 사상의 근본은 사람이었음을 제2장 養身(양신-몸을 가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여기서 ‘사람’이란 인격체 자체를 의미하며 인위적으로 지어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美(미)를 아름답게 여기므로 추악함이 나오고, 善(선)을 착하다고 여기므로 不善(불선)이 나온다. 있음(有)과 없음(無), 어려움(難)과 쉬움(易), 길고(長) 짧음(短)은 상대적으로 생겨난다. 높음(高)과 낮음(下)은 대비되고, 악기소리(音)와 목소리(聲)는 어울리며, 앞(前)과 뒤(後)는 이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성인聖人은 일을 억지로 꾸미는 않는 태도로써(無爲) ‘물’에서 얻은 교훈처럼 소리 없이 실행해야 한다. 만물이 스스로 자라게 두어 인위人爲로써 간섭하지 않고, 자기의 소유로 삼지 않으며, 모든 공적을 이루고도 높은 자리에 앉지 않는다. 그렇게 머무르지 않으니 물러날 일도 없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形.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 夫唯不居 是以不去. <道德經> 第2章)

體 체 [몸 / 형상 / 근본]

①부수글자 骨(뼈 골)은 冎(뼈 발라낼 과)와 月(육달월)이 합쳐진 글자다. 살이 약간 붙어 있는 뼈들이 서로 얽혀 있다. ②豊(풍성할 풍)을 豊(그릇 례)라고도 한다. 제단(豆) 위에 그릇을 잘 갖추어(曲) 풍성한 모습이다. ③신체身體는 외형을 본뜬 身(신)과 몸 속 뼈를 뜻하는 體(체)가 합쳐진 완전체다. ④건강한 몸은 삶의 근본(本)이다. 그래서 躰/骵(체)로도 쓰며 약자는 体(체)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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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