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물새 한 마리 (하춘화.1971)

= 노래 이야기 =

우리 가요사에서 ‘천재 소녀 가수’의 대표적인 주인공은 바로 하춘화 선배님인데요. 워낙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한다는 소문이 자자하자, 하춘화 선배님의 아버지는 선원들이 사용하는 밧줄을 제작하는 사업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어린 딸의 가수활동을 돕기로 결심했고요. 

6살 어린 나이였던 1961년, '하춘화와 삼남매"라는 어린이 보컬 그룹으로 처음 극장쇼 무대에 섰던 깜찍한 천재가수는  작곡가 형석기 선생님에게 곡을 받아서 음반을 발표합니다. 이때 데뷔곡이 ‘효녀 심청 되오리다’였고요. 하춘화 선배님은 대한민국에서 최연소로 데뷔한 가수가 되었고, 당시 기준으로는 세계 최연소 음반 출시 가수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래 잘하는 천재 꼬마가수였던 하춘화 선배님의 첫 번째 히트곡은 1966년에 발표한 ‘아빠는 마도로스’인데요. 이 노래를 부른 나이가 11살로 이 역시 우리 가요사에 길이길이 남는 기록이 되었습니다. 사실, 옛날부터 많은 히트곡을 불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금 하춘화 선배님의 나이가 엄청나게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착각이고요. 실제로 하춘화 선배님은 1955년생이랍니다. 

‘아빠는 마도로스’가 히트하면서 천재소녀로 명성이 자자했던 하춘화 선배님은 잠시동안 학업에 젼념하면서 가수활동을 중단했다가 1970년, 열다섯 나이에 다시 활동을 재개하면서 1971년에 무려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하는데요. 

고봉산 선배님과의 듀엣 앨범인 ‘고봉산.하춘화의 다정한 부부’를 시작으로 7월2일에는 ‘물새 한 마리’와 ‘아빠는 마도로스’가 수록된 앨범을!! 그리고 7월9일에는 ‘하춘화 가요, 민요 팝스 독집’ 앨범을, 그리고 11월 15일에는 ‘하춘화 스테레오 민요전집’이 발표되고요. 그리고 이중에서 가장 먼저 인기를 모았던 노래가 바로 이용일 선생님이 작사하고, 고봉산 선생님이 작곡한 ‘물새 한 마리’입니다. 


“외로이 흐느끼며 혼자 서 있는
 싸늘한 호숫가에 물새 한 마리
 짝을 지어 놀던 님은 어디로 떠났기에
 외로이 서서 머나면 저 하늘만
 바라보고 울고 있나
 아, 떠난 님은 떠난 님은 못 오는데

​ 갈 곳이 없어서 홀로 서 있나
 날 저문 호숫가에 물새 한 마리
 다정하게 놀던 님은 간 곳이 어디기에
 눈물 지으며 어두운 먼 하늘만
 지켜보고 있을까요
 아,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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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1966년 이미자 선배님이 먼저 취입한 ‘바닷가 처녀’가 원곡으로  ‘바닷가 처녀’는 물새와 갈매기를 바라보며 바닷가 처녀의 외로움을 노래한 곡이었는데요. 이 당시 워낙 이미자 선배님의 수많은 히트곡들이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바닷가 처녀’는 주목받지 못했고요. 이를 안타까워한 고봉산 선생님과 이용일 선생님은 5년 후, 가사를 바꿔서 리메이크를 해서 16세의 하춘화 선배님에게 다시 부르게 한 거죠. 

그리고, 이렇게 다시 탄생한 ‘물새 한 마리’는 하춘화 선배님의 앳되고 맑은 목소리로 정말 큰 사랑을 받았구요. 하춘화 선배님은 이 노래로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할 수 있게 되었고, TBC 방송가요대상과 MBC10대 가수상을 수상하면서 정상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이후, 하춘화 선배님은 고봉산 선생님과 신민요 ‘잘했군 잘했어’를 듀엣으로 불러서 TBC 동양방송에서 여자가수상을 연속으로 수상하며 불과 17세 어린 나이에 대한민국 톱 가수가 되었고요. 

자신의 고향을 소재로 만들어 아리랑의 맥을 이어나간 신민요 ‘영암 아리랑’뿐만 아니라, 정통 트로트인 ‘알고 계세요’, 팝 스타일의 ‘숙녀 초년생’, 빠른 템포의 ‘난생 처음’ 등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로 인기 정상을 달렸고요. 단독 리싸이틀 공연을 비롯해서 남진 선배님과 영화에도 출연하며 1970년대 최고 인기가수가 되었는데요. 

이미자 선배님, 나훈아 선배님과 다음으로 2400곡이 넘는 노래를 발표했고, 무려 8500회의 공연 기록을 갖고 있으면서 가수 활동하는 동안 200억 정도를 불우 이웃을 위해 기부해온 하춘화 선배님은 작년에도 ‘엄마와 딸’이라는 신곡을 발표했는데요. 부디 앞으로도 하춘화 선배님의 왕성한 활동이 계속 이어지기를 후배로서 팬으로서 응원하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