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 류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서로를 외롭게 하지 않는 일입니다 사랑 때문에 서로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오히려 슬픔을 슬픔답게 껴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아픔을 아픔답게 앓아 낼 수 있는 일입니다 먼 길의 별이여 우리는 너무 오래 떠돌았습니다 우리 한 번 눈 맞춘 그 순간에 지상의 모든 봄이 꽃 피었으니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푸른 종 흔들어 헹구는 저녁 답 안개마저 물빛처럼 씻어 해맑게 갈무리할 줄 아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가 진실로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사랑이 아닌 것마저 부드럽게 감싸 안을 줄 아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