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셋 딸 셋.. 쉽게 키우는 비법 같은 건 없어요.. 혼낼 땐 혼내고, 보듬어 주면서 질서 세우는 거죠

 

 

가수 박지헌씨 가족이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콘셉트로 찍은 가족사진. 그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보고 결혼이나 출산에 뜻이 없던 사람들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볼 때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42미디어콘텐츠

 

2004년 데뷔한 3인조 발라드 그룹 'V.O.S'. 왼쪽부터 최현준·박지헌·김경록. /조선일보 DB

 

[아이가 행복입니다]

- 6남매 육아 에세이 낸 가수 박지헌

발라드 그룹 V.O.S로 활동하며 인기.. 연예계 대표 다둥이 아빠로 떠올라

"누군가를 사랑하면 힘든 것도 기쁨.. 육아 스트레스 아닌 사랑 스트레스죠"

 

"아이가 여섯이니 '육아 스트레스'는 없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제겐 그 말이 '사랑 스트레스'처럼 어색하게 들린다고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 땐 아무리 힘들어도 그것조차 기쁨이잖아요. 제겐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연예계 대표 다둥이 아빠'로 꼽히는 가수 박지헌(41)을 만났다. 아들 셋과 딸 셋을 키우는 그는 최근 육아 에세이 '울보 아빠의 불꽃 육아'를 냈다. '육아 비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그는 "여섯 아이를 기르는 왕도(王道)는 없었다. 특별한 육아 비법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고 펼친 독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며 "그저 열애하듯 아이들을 뜨겁게 사랑하다 보면 자연스레 길이 보였다"며 웃었다.

 

박지헌은 2004년 3인조 발라드 그룹 'V.O.S'로 데뷔했다. 그는 한때 발표하는 노래마다 차트 최고 순위를 차지하며 정상급 인기를 누리던 가수였다. 그러나 그는 2005년 중학교 동창인 아내 서명선(41)씨와 첫째 아들 빛찬이를 낳았고, 한동안 이 사실을 감춘 채 가수 활동을 해야 했다. 4년 뒤 아내가 둘째 강찬이를 갖자 더는 숨길 수 없었다.

 

책엔 당시 그가 겪어야 했던 감정이 솔직담백하게 적혀 있다. '(아이 아빠란) 사실을 알리면 하늘이 무너질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하고 존중해줬다. 잠시 떠들썩하던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이후 그는 셋째 아들 의찬에 이어 세 딸 향, 솔, 담이를 낳았다.

 

박지헌은 "지난해 막내 담이를 낳고 아내가 '이젠 아이를 더 낳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좀 더 어릴 때부터 낳을 걸 후회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만큼 아이들이 저희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을 준 셈이지만, 참 대단한 사람이죠. 지금도 한밤중에 아내가 갑자기 '할 말 있다'고 하면 놀라지만요, 하하."

 

'특별한 육아 비법은 없다'는 그에게 그래도 육 남매를 키우면서 얻게 된 육아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는 아이 여섯을 키우면서도 집안이 질서 있게 유지되는 이유로 '훈육할 때와 보듬을 때'를 구분하는 것을 꼽았다. "둘째 딸 솔이는 언니와 동생 때문에 엄마를 독차지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밥 달라고 조르는 등 떼쓸 때가 많았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될 수 있는 한 많이 보듬어주자 점점 나아졌어요. 반면 셋째 아들 의찬이는 밥을 느리게 먹는 버릇이 있었어요. 처음엔 묵묵히 지켜봤지만, 나아지지 않자 매를 들었어요. 언제 혼내고 언제 참아야 하는지 분명한 선이 있는 건 아니지만, 고민할수록 부모가 성장합니다."

 

시중의 육아서도 무조건 따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잠자리 대화'를 추천하는 육아서가 많지만 저희 가족은 이야기를 나누다 소모적인 토론으로 번지는 경우가 잦았어요. 지금은 무조건 저녁 8시면 불 끄고 자도록 합니다. 일찍 자고 일어나는 것이 저희에게 훨씬 잘 맞는 방식이었거든요. 가족의 질서는 결국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찾아가야 합니다."

 

방송이나 책을 통해 가족 이야기를 거듭 알리는 이유를 묻자, 그는 "꼭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강요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저 '내가 해봤는데, 참 좋더라'는 걸 알리고 싶어요. 아이가 없을 때보단 있을 때 행복했고, 아이가 한둘일 때보다 여섯인 지금이 훨씬 행복하니까요. 다둥이 아빠만이 느낄 수 있는 이 마음을 널리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