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3년이 지나도..

[Oh!컷] 3년 전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 일대 야산에 화마의 흔적이 남은 채 진달래꽃이 피어있다. / 오종찬 기자

 

3년 전 이맘때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 야산. 불에 타버린 채 밑동이 잘린 나무 옆에 진달래가 뿌리를 내리고 꽃이 피었다. 울창한 숲을 자랑했던 마을 뒷산은 대부분 민둥산으로 변했고, 그 자리에 심어진 어린 소나무 묘목들은 힘겹게 자라고 있다. 뒤편 숲에는 아직 벌목 되지 않은 나무들이 잿빛으로 남아있다. 화마의 열기 때문에 토양에 양분을 공급해야 할 유기물이 모두 타버린 탓인지, 이곳은 유달리 흙이 메말랐다. 봄바람이 불자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1~2020년) 산불이 앗아간 숲의 면적이 1만1000여 헥타르. 잿더미로 변한 숲에 다시 미생물이 자라고 생태계가 회복되기까지는 100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한순간 잃어버린 자연을 다시 되돌리는 게 이렇게 힘들다.

 

오종찬 기자의 Oh!컷

출처: 조선일보